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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형외과 사진촬영법은 일반적인 촬영과 달라야 합니다. 개업을 준비하거나 원내 직원을 교육하고자 하는 분께 도움이 될만한 성형외과 임상사진 촬영법에 대해 소개합니다.
성형외과에서 임상사진은 가장 기본이고 중요
셀카를 찍어 보내면 의사가 정확하게 진단을 내리고 적절한 수술을 권유해준다면 얼마나 편할까요? 실제로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는 아니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적어도 현재에는 셀카를 통한 성형진단이 부정확하다고 여러 전문가는 이야기합니다. 그 이유는 사진을 찍는 사람이 임상사진에 대한 이해를 갖추어야만 의학적으로 왜곡없는 사진을 촬영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Xray 방사선 기사라는 직업이 있듯 실제로 병원에서 환자의 얼굴이나 신체부위를 촬영하는 임상 사진가란 직업이 존재합니다. 업계에 종사하는 저 또한 이러한 직업이 따로 있는지 몰랐을 정도로 생소한 분야이지만, 얼굴 그 자체가 증상을 나타내는 성형외과 영역에서 임상사진가의 역할은 매우 중요합니다.
현재는 시스템이 좋은 환경에서 근무하고 있어 제가 직접 사진 촬영을 하고있지 않지만, 과거에는 제가 모든 환자의 성형전후사진을 직접 찍은 적이 있었습니다.
“사진 왜 찍는데요??” “또 찍어요?”
그럴때마다 환자분들이 종종 저에게 하는 이야기입니다.
학문적인 관점뿐 아니라 의무기록의 관점에서도 임상사진(clinical photography)은 성형외과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환자의 얼굴뼈 대칭 여부는 어땠고, 코는 어디가 휘었으며, 광대뼈는 어느 쪽이 더 도드라졌는지…. 눈은 어느 쪽이 더 쳐졌고 쌍꺼풀은 어떤 모양이었는지… 와 같은 ‘현 상태’를 진료 기록지에 일일이 다 적을 수 없는 현실을 감안할 때, 수술 전 임상사진은 환자의 증상을 ‘객관적’으로 기록할 수 있는 수단이 되기 때문입니다. 비단 수술 전 상태뿐만 아니라, 수술 후 모습에 어떤 변화가 왔는지를 알아보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산 홍준표 교수님께서 하신 ‘카메라는 성형외과 의사의 청진기’란 말씀이 저는 참 와닿습니다. 물론 무거운 DSLR을 들고 다니며 수술방과 응급실을 누비는 전공의의 모습이 인턴이었던 제 눈에 멋져 보이는 건 덤이었구요(실제로 해보니 너무 번거롭고 거슬리더군요ㅠㅠ).
사진을 찍어 기록을 남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사진을 ‘객관적’으로 그리고 ‘일관되게’ 찍는 것입니다. 성형외과 영역에서 진료기록의 일환으로 촬영하는 환자의 사진이, 이 글을 쓰는 현재까지도 정식 의료기록으로 취급되지 않는것은 어쩌면 객관적이고 일관되게 촬영하는 것이 결코 쉬운일은 아니기 때문일것입니다(의료법 시행규칙 15조 진료기록부 등의 보존).
흔히 생각하는 일관되게라는 것은
1) 한 명의 촬영자에 의해,
2) 피사체와 촬영자가 늘 일정한 거리와 같은 각도로,
3) 같은 렌즈 화각・셔터 값・조명・조리개 값・white blance ・ISO 등을 다 통칭하는 것입니다.
그중 가장 중요하다 생각되는 것은
1) 촬영자
입니다. 지정된 한 사람이 촬영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입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습니다. 의사가 수술 도중에 사진 찍으러 나갈 수도 없고, 코디네이터나 실장에게도 휴일은 필요하니까요. 현실이 그렇다면 촬영에 대한 매뉴얼을 만드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a)사진은 늘 눈높이에서 찍어야 합니다.
환자의 눈높이보다 위나 아래에서 찍으면 얼굴에 왜곡이 생기며, 이는 의학사진으로의 가치가 없습니다. 여러 문헌에서는 정면 사진시 frankfort horizontal line을 맞춰야 한다고 제안합니다.
b)얼굴 각도에 대한 기준을 정해야 합니다.
정면사진은 고개가 너무 들렸거나 숙여서도 안되겠습니다. 사선(three-quarter view)이나 측면(profile view)에서도 통일된 기준을 정해 일정하게 촬영해야 합니다. 의학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지만 3/4 view에서 medial canthus가 dorsal esthetic line에 만나는 각도로 찍는다거나, nasal tip이 malar cheek보다 튀어나오면 안된다거나… 등 정답은 없으며, 자신만의 기준을 세워서 일관되게 촬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전에 중국의 한 의사가 광대뼈 축소에 관한 논문을 발표한 적이 있습니다.
중국인 저자의 논문에 게재된 사진 중 일부입니다. 수술 전/후를 비교해놓은 사진인데 Fig.4d의 C와 D가, 그리고 Fig.5의 A와 B가 같은 각도로 찍혀있지 않습니다. 이 논문에 실린 수술의 효과가 ‘수술을 잘해서인지, 아니면 의자가 돌아가서인지 잘 모르겠다’고 비판받기도 했습니다. 이처럼 임상사진은 중요합니다.
2) 카메라 기종, 렌즈 화각
과 같은 변수는 절대 바뀌면 안됩니다. 얼굴이 볼록해보이거나 눈코입의 상대적 크기가 달라 보이는 등 다른 얼굴로 보이게 되기 때문입니다. 특히 사진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이 임상사진을 찍을 때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중 하나가 넓은 화각 문제입니다. 넓은 화각의 렌즈로 임상사진을 촬영하면 생선을 정면에서 보는 것처럼 사람 얼굴이 왜곡됩니다. 그래서 카메라를 좀 다루는 사람들은 이런 화각의 렌즈를 어안렌즈라고 부르지요.
통상 50mm 렌즈 화각이 눈과 가장 흡사하다고들 하는데 이는 필름 카메라 기준이며, 만약 풀프레임 디지털카메라로 임상사진을 찍는다면 75mm 정도로는 줌을 당겨야 한다고 생각하고, 크롭 바디의 DSLR이라면 렌즈 화각에서 1.5 정도를 곱한 값이 75mm가 되는 렌즈를 선택하면 적당한 것 같습니다.
3) 카메라 조리개 값, white balance 등 변수를 줄 수 있는 요인
이러한 변수들은 모두 동일하게 세팅해야 합니다.
사진의 심도가 얕으냐 깊으냐에 따라 얼굴의 특정부위가 초점이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조리개 값은 F12 이상으로 올려야 합니다(하지만 촬영장의 조명에 따라 조절되어야 합니다). 안모사진을 아웃포커싱해서 찍는 실수는 성형외과 전공의들이 하는 대표적인 실수입니다. 얼굴의 중앙인 코는 초점이 맞지만 귀는 초점이 맞지 않다면 조리개값이 낮아서 입니다. 조리개값에 따른 심도의 변화는 이 링크의 커피잔 사진을 참고해주세요.
그외에도 조명은 디퓨저를 사용하여 직접 얼굴에 조명이 가는 것이 아니라, 얼굴 전체에 부드럽게 조사되어야 합니다.
White blance를 auto로 설정하면 촬영하는 순간의 주위 조명변화에 따라 사진이 푸른빛이 돌기도 하므로 색온도는 지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환자와 카메라의 거리도 일정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얼굴만 촬영한다면 거리는 최소 1.5m 신체 촬영이라면 조금 더 먼 것이 좋겠습니다. 현실적으로 강남의 비싼 월세를 감당하면서 사진촬영실을 넓게 운영할 수 있는 성형외과 원장님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ㅠ
결론
사실 위에 적은 내용만 지켜도 꽤 수준 높은 임상사진이 나옵니다. 하지만 환자의 표정이나 헤어스타일, 눈에 힘이 얼마나 들어갔는지, 어금니를 강하게 깨물진 않았는지 또한 미세한 차이를 만들기때문에 완벽하게 변인통제된 임상사진은 결코 쉽진 않습니다.
개업을 준비하거나 임상사진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치과 원장님이 쓴 얼굴 촬영 셋팅과 관련된 좋은 글이 있어 참고하면 더 도움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