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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뇨병과 성형

중년 눈 성형을 받는 분 중 당뇨병 진단 받은 분들을 종종 상담실에서 접하게 됩니다. 당뇨가 성형에 미치는 영향과 수술 전 혈당 관리가 궁금하시지 않나요? 성형 수술을 앞둔 당뇨 환자를 위해 주의할 사항에 대해 소개해드립니다.


본 글은 사단법인 한국당뇨협회에서 발행하는 ‘월간 당뇨’ 11월 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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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론

20년 전과 달리 성형외과는 더 이상 젊은 환자들로만 붐비지 않는다. 리프팅이니 안면거상이니 하면서 중장년들을 대상으로 진료하는 병원이 늘었고, 중년 수술 전문이라는 광고 또한 많아졌다. 평균수명 증가와 출생률 감소를 감안하면 다른 의료분야와 마찬가지로 성형외과에서의 이러한 흐름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생각된다.
중년들이 가장 많이 하는 수술은 단연코 눈 성형이다. 우리가 사람을 볼 때 가장 먼저 보는 곳이 눈이다 보니 윗 눈꺼풀이 처져 시야를 가리거나, 눈 밑이 꺼진 노화 현상을 개선하는 수술이 수요가 많고 만족도 또한 높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 눈 밑을 젊게 만드는 수술을 시행한 환자가 실명했다는 보도가 나와 주위를 놀라게 하기도 했다(D일보 2023.09.21 참조).
기사만으로 섣불리 판단할 순 없지만, 많은 성형외과 전문의는 해당 기사 실명의 원인을 눈 밑 수술 후에 일어난 ‘안구 뒤 혈종(retrobulbar hematoma)’으로 보고 있다. 비록 보도자료에서 당뇨병 여부는 언급되지 않았지만, 통상 당뇨병 기왕력은 수술 후 부작용의 빈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뇨병 환자는 왜 수술의 부작용이 증가할까? 그리고 이러한 부작용은 어떻게 낮출 수 있을까?

당뇨병과 창상치유

상처 치유는 지혈기, 염증기, 증식기, 리모델링기의 4가지 단계를 거쳐 이루어진다.

상처-치유-단계
상처의 치유 단계

이 치유 과정은 서로 겹치면서 순차적으로 일어나는데, 예정된 기간 내에 각 과정이 완료되기 위해서는 건강한 혈류 순환이 필수적이다. 즉, 인체 내에서 각종 사이토카인 분비와 영양공급이 활발히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하지만 당뇨병으로 인해 혈액순환이 저하되었다면 창상 치유가 더디어진다. 또한 백혈구 기능이 저하되어 수술 후 세균 감염에도 취약해진다. 결과적으로 상처 치유의 각 단계가 지연되고 원활히 이루어지지 못해 회복 기간이 길어지며, 그로 인해 흉터 가능성도 높아지는 것이다.

당뇨환자가 성형을 받는다면

성형은 시행 받을 수술의 종류에 따라서 수면마취를 위한 금식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따라서 성형을 계획하는 당뇨병 환자라면 수술 전부터 혈당 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식이요법만으로 비교적 잘 조절되는 당뇨병 환자라면 수술 전후 혈당 검사만으로 인슐린 사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만약 경구혈당강하제를 복용 중인 당뇨병 환자라면 일반적으로 수술 당일에는 혈당강하제를 복용하지 않고 다음 날부터 복용을 재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글리나이드 제제나 티아졸리딘디온을 복용한다면 수술 후 식사를 재개할 때 다시 시작할 수 있다. NPH를 이용하여 혈 당을 조절 중이라면 평소 투여량의 1/2~2/3를 수술 전날 밤이나 수술 당일 아침에 투여한다. 하지만 글라진이나 디터미어를 투여 중인 환자라면 감량 없이 그대로 투여하되, 아침에 투여하는 환자라면 수술 당일 저혈당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이처럼 현재 자신의 상태와 복용 약에 따라 수술 전 혈당 조절이 다양해지므로, 성형수술을 앞두고 있다면 내분비내과 주치의와 상의하여 투약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겠다.

특별히 강조할 당뇨병 환자의 성형 후 주의사항

1) 상처의 면밀한 관찰

당뇨병 환자가 성형수술을 하게 된다면 수술 후 회복 과정에서 상처를 잘 살펴보고 본인이 느끼는 증상을 잘 기억할 필요가 있다. 통상 수술 후 2~3일째에 부기가 최고치에 다다르게 되며, 이후 서서히 가라앉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성형 후 초기 회복기(3일 이내)의 부기가 비대칭으로 한쪽이 심하거나, 안구의 압박감과 통증, 단기간에 악화되는 부기나 증상의 급 격한 변화는 위험 상황을 알리는 징후이다.

눈 성형 응급상황
눈 성형 후 응급상황 : 안구 뒤 혈종

앞서 언급한 기사처럼 안구 뒤 혈종 등의 응급상 황은 수술 첫 3일 이내에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초기에 창상 상태를 자세히 관찰하고, 되도록 수술을 집도한 주치의가 안내해 주는 일정에 따라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겠다.

2) 피해야 할 행동

당뇨병 과거 병력자의 경우 지혈이 더디므로 수술 후 얼굴 압력이 올라갈 만한 행동은 피해야 한다. 무거운 물체를 든다거나, 고개를 숙여 청소나 집안일 을 하는 행동도 금해야 한다. 배에 힘을 주며 억지로 배변하는 것도 지연성 출혈을 일으킬 우려가 있으므로 수술 첫 3일까지는 주의해야 한다. 수술 후 회복을 빌미로 하루 종일 누워있는 것은 부기 감소에 오히려 방해될 수 있으므로 취침 시간 외엔 되도록 눕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겠다.

3) 금연

흡연은 혈관 수축을 일으켜 치유를 더디게 하므로 담배를 피지 말아야 한다. 많은 환자가 금연을 의료 진이 의례적으로 하는 말이라고 치부해 버리는 경우가 많지만, 당뇨병 환자는 체내 혈류 순환이 저하된 상태이므로 특별히 더 금연 수칙을 지켜야 한다 . 수술의 결과와도 직결되는 문제이기 때문에 수술을 계획한다면 꼭 유념해야 하겠다.

4) 이상 징후는 조기에 알릴 것

그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특별히 강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상식적으로 이상한 상황’엔 즉시 의료진이나 수술받은 병원에 주저하지 말고 연락하라는 것이다. 입원 치료가 드물고, 타지에서 번화가로 내원하여 수술을 받는 미용 진료의 특성상 수술 후 외래에 방문하는 빈도가 다른 진료과목에 비해 낮다. 심지어 실밥 제거는 집 근처 동네에서 시행하면 안 되냐고 환자가 먼저 물어보기도 한다. 그런 현실을 감안하여 수술을 시행한 병원은 이상 징후를 환자의 눈높이에 맞춰 안내할 필요가 있다. 그리하여 환자 스스로가 문제되는 상황을 조기에 인지하게끔 교육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그렇게 해도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필자가 경험했던 경우는 바로 이상 징후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꾹 참는 경우다. 개인적 경험상 중년 남성 환 자에서 이런 경우가 특히 흔했다.

눈성형-혈종-오일낭종
사진 위에서부터 수술 전, 수술 후 2주 차(오일 낭종 제거 전), 수술 후 5개월 차(오일 낭종 제거 후) 모습.

위 사례는 5년 전 당뇨병으로 진단받고 약을 복용중인 69세 남자로, 눈 위아래 처짐을 개선하기 위해 상안검(upper blepharoplasty)과 하안검(lower blepharoplasty) 수술을 받았다. 수술 후 1주 차에 실밥 제거를 할 때만 해도 상처에 이상이 없었는데, 환자 진술에 따르면 수술 후 10일 차부터 증상이 발생했다. 하지만 으레 겪는 과정이라 여기며 꾹 참았다고 한다. 그리고 증상 때문이 아니라 서류 발급을 위해 병원을 방문하였다가 직원이 이상함을 감지하고 필자의 진료로 인계한 사례다. 당일 즉시 제거 수술을 계획하였고, 이학적 검사상 지연성 출혈에 의한 혈종이 의심되었던 증상은, 수술 결과 오일 낭종(oil cyst)으로 판명된 특이한 사례였다.

결론

이상으로 당뇨병 환자에서 성형수술을 준비하는 과정과 수술 후 회복 시 주의해야 할 점에 대해 알아 보았다. 중장년이라는 나이 자체가 이미 성형 후 회복 과정을 더디게 하는 요소인데, 당뇨병이라는 특성이 더해진다면 상처 치유가 더 느려질 수 있음을 충분히 감안하고 수술 후 회복 기간을 여유 있게 정하는 것이 좋겠다. 수술 부작용을 낮추기 위한 가장 중요한 요인이 의료진의 숙련도라는 사실에는 이견이 없지만, 개인마다 다른 노화의 정도와 해부학적 특성, 질병 유무 등을 고려할 때 단순히 의료진의 실력에 의존하기 보다는 좋은 결과를 위해 환자가 적극적으로 숙지해야 할 사항들을 확인하는 것 또한 중요하겠다. 의료의 많은 영역이 그러하듯, 성공적인 성형수술 또한 의사와 환자가 힘을 합쳐야 이룰 수 있는 결과라는 점을 명심하며 상기 주의사항을 잘 숙지한다면 안전하고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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